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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조은정
subject 꿈을 조각하는 사람 - 조합과 분리를 통해 (김한기 개인전평론)

꿈을 조각하는 사람 - 조합과 분리를 통해



                                                           조 은정  /  독립큐레이터




#1.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당연히 유일하고 동일한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또 다른 면모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사유의 벅참과 행동의 절제를 경험하며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내안에 존재하는 나, 내가 아닌 나, 참으로 혼돈스러울 뿐이다.
참으로 근원적인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과 정반대의 대칭선상에 존재할 수 있는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의심하지는 않았는가. 내가 아닌 나이지만 또 다른 나 일수도 있었던 존재는 어쩌면 현실에 존재할 수도 있으며 그 반대되는 이상 속의 현상에 있을 수 도 있겠다. 마치 환상을 꿈꾸는 몽상가가 되어 꿈속 여행의 신비 속으로 유영해보자.

이제 예술영화의 미묘한 혼돈처럼 꼬리에 꼬리는 무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첫 번째 개인전으로 시도하고자 하는 김한기식 사고는 초현실주의적 요소를 기반으로 시작되고 있다. 데칼코마니 기법을 이용하여 물감과 같은 다양한 자체의 색상과 레이저 절단을 통한 물간의 번짐을 야기한 아크릴 재료의 조각으로 보여주게 되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작품은 동일하게 대칭되는 형태를 통해 그의 초현실적인 고민을 보여주게 된다. 늘 가운데 중점을 기점으로 양면은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것은 동일한 인격체 속에 존재하는 반대적인 면모이며 그것은 지양해야 하기도 하고 지향해야 하기도 하는 그 또한 상반된 논리를 소유하게 된다. 그래서 소유의 바람은 늘 먼 곳에 존재하는 현실과는 괴리된 인간의 변덕스런 마음과 같이 갈피를 잡지 못한다. 내면과 외면, 현상과 이상, 현실과 꿈같은 상반된 자아의 상황을 표현한다. 가운데를 접어 양쪽을 맞추면 일치하지만 펼쳐진 후의 데칼코마니 상황은 그와는 정반대의 냉정함을 보이게 된다. 데칼코마니 선의 자유로운 형상은 매우 몽환적이며 유기적인 동시에 의도되지 않은 우연성을 지닌다. 그것은 형식에 의존한 현상과 반대되는 꿈으로 대변된다.


#2. 우리는 꿈을 꾼다.
누구나 매일 매일 꿈을 꾼다. 단지 기억함과 망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꿈을 꾸었다는 의식이 있는 꿈은 얕은 잠을 잤을 때로 깊은 수면에서는 꿈을 기억할 수 없게 된다. 사전적 정의의 꿈은 잠자고 있는 동안 현실에서처럼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현상이다. 그것은 실현하고 싶은 이상이나 희망으로 제시되어진다. 현실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 이던지 간에 느꼈던 것이 꿈속에서 무의식이지만 냉철한 의식상태인 것처럼 드러난다. 마취된 가상 상황에 들어가 있는 자신을 만나보자. 일상의 현실에서 이상속의 상상현실을 꿈으로 조우하는 신성한 의식과도 같은 신비를 체험하지만 그것은 오랜 기간동안 당연시 하게 있는 당위명사와 같은 꿈이라는 한 단어에 간과 되어진다. 마치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을 넘어 그 오묘하고 신비한 주관적인 꿈을 낱낱이 분석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을 잡고 꿈속에서의 진지했던 상황들을 적어보기로 한다. 아마 그것은 잠시의 찰나의 상황이 초침의 간격에 따라 전개 되었거나 혹은 모든 상황들이 파노라마처럼 하나의 시간과 공간에 정지되어 펼쳐졌다. 오토마티즘에 마취된 손은 자동적으로 그것을 기억하고자 마치 어린아이가 T. V. 화면 속에 모든 것이 있을 거라고 믿는 것처럼 두뇌의 어느 한 곳을 집요하게 연결해낸다. 종이를 가득 메운 본인만의 시추에이션 코미디 서술은 다시 읽어보면 아주 객관적인 판단을 하게 된다. 앞뒤의 전개 상황은 연결이 안 되며 등장인물 또한 엉뚱하다. 그러나 초현실적인 그 세계 속의 나는 아주 진지하였고 시트콤 상황극의 주인공이었다.

“모든 것이 흑백의 두 가지 색으로만 되어 있었고 잘 짜인 퍼즐처럼 모든 형상이 분해 되고 다시 모이고 다시 분해 되고 모이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것은 3차원적 분해가 아니라 마치 벽에 그들이 걸어가고 있는 2차원적 현상이었다. 그 형상들은 한 남녀와 원숭이, 돼지 혹은 알 수 없는 외계인의 형태를 하고 있었고 모두 인간들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니고 있었다. 평범하게 걸어 다니다가 다시 분해 되고 다른 형상으로 합쳐지고를 계속 하였다. 나는 멍하니 그 모습들을 바라보다 잠이 깼다.”  
작품의 모티브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이지만 그러한 계기를 포착하게 되는 것은 늘 그런 의식을 무의식 속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견된 상황성의 모티브를 포착하게 되는 것은 자신만의 발견이지 결코 타인의 의식과 발견은 아닌 것이다.
  


#3. 데칼코마니 vs. 퍼즐조각

7살 어린 시절의 회상으로 지금은 자신만의 데칼코마니를 조각하게 되었다. 어린시절 처음 보았던 데칼코마니의 신비감은 현재의 공상과 상상력을 자극하게 된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것이 색다르게 다가왔었다는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그러한다. 우연의 효과에 기대하고 이성적 사고를 제외한 그런 무법칙의 법칙은 유년시절의 예술에 흥미를 지니게 했던 것이었다. 여성으론 유일한 초현실주의자 메레트 오펜하임은 순간적인 착안에서 예술가는 작품을 구상할 실마리를 찾아낸다고 한다. 앞서 서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순간의 포착인 것이고 그 순간의 포착은 지속된 관심사였기에 가능한 것이다. 자신과 맞는 발견의 모티브는 발명의 작업을 시도하게끔 한다. 바늘귀를 찾아 어렵게 들어간 실은 처음 한 땀에서 시작하여 수년을 거치면서 다양한 여정을 시도하게 된다. 촘촘히 박은 박음질, 대충 대충 꿰매는 시침질과 같이 작업이란 바느질은 결국 처음과 끝이 하나의 실과 같은 개념으로 연결된 무의식의 관심사인 셈이다.

데칼코마니와 퍼즐이란 형식으로 연결된 작업관은 외형으론 상이하지만 그 속에서 하나의 실로 연결된 상응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지금 어렵게 그 여정을 지나가려 한다. 형식을 최대한 배재하길 원하지만 부득이한 이성의 현실은 초 현실이란 상황 야기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기에 무의식의 초현실성을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것이 형식과 기법의 표현에서 아주 직접적인 효과를 파생시키기 이전엔 작품 속에 관철된 기억의 부유는 늘 방황할 수도 있다. 행여 꿈에서 시험 답안을 본 적이 있지는 않았는가. 원하면 무의식에서 실행되어질 수도 있는 운 좋은 꿈의 공상은 잠든 동공 속에서 흑백의 석고 퍼즐로 정답을 알려주었다. 무의식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의식의 동공처럼 흑백의 조화로움은 석고와 아크릴 판으로 꿈의 장면을 조각하였다.

작품 <퍼즐-원숭이>, <퍼즐-돼지>는 눈, 코, 입이 분리되어 떠있고 얼굴도 결국 머리에서 이탈 되어간다. 정신과 육체의 분리,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몽의 세상에서 현실과 이상은 퍼즐이 되어 조합과 분리를 반복하고 있다. 이성을 지닌 현상의 모습은 분리되어지는 것과 동일체이지만 잠재의식은 초 현실 상황에서 유년이후 그렇게 해후하였다.
시공을 초월한 한 지점, 그것은 7살의 감정에서부터 현재이며 현상이 아닌 몽상의 공간에 첫 번째 매듭을 짓게 되었다. 바느질 되지 않은 옷의 패턴들이 퍼즐처럼 이어지듯 만들어 내야할 매듭의 굴곡은 아직 멀기만 하다. 이번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앞으로 수많은 매듭을 지어가며 하나하나 만들어가길 바란다. 나누어진 패턴 퍼즐 조각은 어느덧 세월을 입은 멋진 옷으로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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